직지폰트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베리어블 폰트(Variable Font) : 1부


2024.7.2.



기술의 발전과 도전으로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플랫폼이 출시되고 그에 맞게 폰트 업계에서도 많은 시도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중 크게 주목을 받고 있던 베리어블 폰트가 처음 등장했던 것만큼의 기대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실제 활용도 측면에서 미미한 사용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많은 트렌드가 생기고 있는 요즘, 현재 베리어블 폰트의 지점은 어디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더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상상력과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1부와 2부로 나누어 준비했습니다. 1부에서는 베리어블 폰트가 무엇인지 다시 짚어보고 영감이 될 만한 다양한 해외 사례들을 함께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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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어블 폰트(Variable Fonts)란 뭘까? 


배리어블 폰트란 하나의 파일에 너비(Width), 두께(Weight), 기울기(Slant)등 과 같은 여러 개의 스타일을 포함한 폰트 저장 형식을 말하며 한글로는 ‘가변 폰트’ 또는 ‘변수 폰트’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OpenType', 구글의 'Google Fonts', 애플의 'TrueType GX', 어도비의 'Multiple Master' 등의 기술과 이전부터 수많은 시행착오로 발전한 폰트 기술들이 합쳐져 지금의 베리어블 폰트가 개발되었습니다. 2016년 발표된 기술로서 1990년도에 존재하 는 ‘트루타입 GX’라는 기술을 발전시켜 오늘날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베리어블 폰트는 width(너비), weight(두께), slant(기울기) 등 폰트별로 다양한 축(Axis)을 가지고 있으며 이 축(Axis)을 사용자가 원하는 수치로 조정하여 기존 폰트의 고정된 구분을 무너뜨리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여러 개의 스타일에 따라 각각 분리된 별도의 파일이 필요했지만, 베리어블 폰트는 이 모든 변화를 통합한 하나의 파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전체 글꼴의 디자인이 무한히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폰트 패밀리의 수가 많아질수록 증가하는 제작자와 사용자의 부담감을 줄여주었습니다. 다음 코너에서는 가볍고 자유로운 베리어블 폰트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볼까요?







1. Helvetica Now Variable  


1957년 발표된 유명 글꼴 중 하나인 헬베티카(Helvetica)는 디지털 세계에서 요구되는 많은 변형에 대응한 헬베티카 나우 배리어블(Helvetica Now Variable)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2019년 헬베티카 나우가 출시된 지 2년 만의 새로운 변화와 시도였는데요. 글꼴을 발표한 모노타입(Monotype)에 따르면 헬베티카 나우 베리어블은 오늘날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보여지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자 12억 3,500만 개로 변화하는 가변 글자 스타일로 제작되었습니다. 헬베티카 나우 베리어블은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와 함께 특히 글꼴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개념을 재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 자유롭고 새로워진 헬베티카의 사용은 현재 Monotype Fonts를 통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출처 : https://www.monotype.com/resources/font-stories/helvetica-now-vari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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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디자이너라면 한 번쯤 사용했을 법한 클래식한 헬베티카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베리어블 폰트를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으로 확장한 흥미로운 시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 도쿄 돔 시티 리브랜딩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스튜디오 &Form과 서체 디자이너 Toshi Omagari가 함께 도교 돔 시티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바꾸었습니다. 도쿄 돔 시티는 빅 에그 시티라 불린 도쿄의 엔터테인먼트 단지로 도쿄 돔, 놀이공원, 스파, 호텔, 극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다채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독자적인 ‘Adaptive Identity System’을 개발하여 포괄적인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개발했습니다. 


로고 디자인에 적용된 베리어블 폰트에 주목해 볼까요? 도쿄 돔 시티의 다양한 가치를 역동적으로 담아내는 베리어블 폰트는 서체 디자이너 Toshi Omagari와 함께 개발되었습니다. 주요 시설인 도쿄돔의 스포티한 요소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의 유쾌한 특성을 캐주얼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산세리프 글꼴에 잘 담아냈습니다. 오리지널 서체를 사용한 새로운 로고 디자인은 도쿄돔 시티를 시설, 액티비티, 방문객의 다양한 '연결'과 '인상'이 교차하는 하나의 풍부한 '도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모양이나 색상에 국한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디자인을 제작함으로써 도쿄돔 시티의 다양성을 무한히 표현하고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및 길이 120미터가 넘는 일본 최대 규모의 스크린을 포함하여 다양한 형태와 비율을 처리할 수 있는 '적응형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글꼴의 가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연한 그리드 시스템을 설계하여 디자인을 자유롭게 조립하고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표현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변적인 서체 자체를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시도가 흥미로웠던 사례였습니다. 변화의 폭이 넓은 만큼 적극적인 시도로 베리어블 폰트가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출처 : https://en.andform.jp/work/tokyo-dome-city





3. Kachi-Buwa by Emi Takahashi


Kachi-Buwa(카치부와)는 일본어 의성어 표현을 표현하는 가변 가타카나 서체입니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인 Emi Takahashi는 최근 OCAD 대학의 그래픽 디자인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문화, 교육, 협업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부모님의 문화인 프랑스와 일본을 밀접하게 접하며 자랐습니다. 다양한 언어 유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녀의 활자에 대한 관심은 최근 'Kachi-Buwa'라는 제목의 프로젝트에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어의 의성어가 표현하는 의미와 문화적 맥락의 뉘앙스를 디자인으로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 연구한 것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Emi는 "'moo', 'mewo', 'woof'와 같은 동물 소리부터 'bang', 'boom', 'pop'과 같은 소음까지 의성어는 어렸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단어"라며 "모두 연관된 소리에서 형성된 단어"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표현을 들었을 때 그 의미를 흡수하는 것이 마치 '공기 읽기' 또는 일본 문화 특유의 상황에 대한 집단적 문화적 이해인 *'kuuki wo yomu'와 비슷한 점이 그녀에게 흥미롭게 다가갔고 이점을 타이포그래피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그 결과 소리, 형태, 기호를 연결하는 동시에 일본의 시각 문화에 내재된 가변 가타카나 서체 'Kachi-Buwa'가 탄생했습니다. Emi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번 일본 의성어 소개를 통해 관객들이 공감각적 표현에 대한 교훈을 얻고, 언어의 본질에 대한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합니다.  


 *말없이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분위기를 읽다. 
(여담이지만, 이러한 일본 문화의 특성을 잘 알고 싶다면 드라마 <나기의 휴식>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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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특성과 의성어를 결합해 만들어진 가까운 나라의 사례를 보니 미묘한 감각의 차이를 표현하는 한글 의성어, 의태어의 다양한 타이포그래피적인 해석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출처 : https://www.itsnicethat.com/articles/emi-takahashi-kachi-buwa-variable-katakana-typeface-graphic-design-090920

👉🏻Kachi Buwa





4. Spotify Mix


스포티파이가 자사 전용 서체 ‘스포티파이 믹스(Spotify Mix)’를 발표했습니다. 스포티파이만의 서체 리믹스를 함께 둘러볼까요? 역동적인 음악 문화의 특성을 반영한 Spotify Mix는 베를린 기반의 글꼴 제작 파운드리 Dinamo Typefaces와 함께 만들어진 베리어블 폰트입니다.



기하학적, 그로테스크, 휴머니즘 서체에서 볼 수 있는 요소를 결합하여 혼합한 이름 그대로 타이포그래피 리믹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휴머니즘 서체의 날카로운 획이 그로테스크 서체의 부드러운 곡선과 뒤섞인 글꼴의 특성은 독특한 흐름과 리듬을 만들어내어 스포티파이스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서체 장르를 혼합한 것은 Spotify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방대한 음악 장르, 아티스트, 팟캐스트 등을 반영합니다. 

10 Dinamo Spotify Mix News Post Weights and Widths Black

글자 하나하나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p", "d", "g"와 같은 글자에 있는 아몬드 모양의 속공간(counter)에서 느껴지는 음파의 전달과 확장이 스포티파이스러움을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하네요!


👉🏻 출처  https://newsroom.spotify.com/2024-05-22/introducing-spotify-mix-our-new-and-exclusive-font/






5. RISD 에서 진행한 가변글꼴워크숍


마지막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예술 학교 중 하나인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진행한 다양한 실험적인 베리어블 폰트 워크숍을 둘러보겠습니다.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약칭 RISD, '리즈디')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위치한 사립 예술 및 디자인 학교입니다. 1877년에 설립되었으며, 특히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 디자인, 산업 디자인,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창의적 탐구와 비판적 사고, 혁신에 중점을 두는 교육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한계를 뛰어넘고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적 목소리를 냅니다. 학생들의 자유롭고 실험적인 다양한 베리어블 폰트 작업물들을 둘러보며 1부를 마치겠습니다.  


👉🏻  출처 https://gabrieldrozdov.github.io/vfw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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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외의 베리어블 폰트 사례들을 둘러보았는데요. 다양한 해석으로 풀어나간 시도들이 흥미롭고 한글에도 적용해 볼 만한 아이디어들도 있었습니다. 다음 폰트스토리에서는 국내에서 베리어블 폰트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실제 사용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더 깊고 유익한 이야기로 돌아올 테니 이어지는 2부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기획   직지소프트 기획팀

글.편집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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