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5.
‘견출고딕’ 활자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간이 레터프레스 장치를 통해 찍어낸 모습.
Q. SM클래식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서체는 무엇입니까?
좋아하기도 하고 자주 사용하는 서체는 ‘SM견출고딕’입니다.
‘SM견출고딕’은 획에 부리가 있어서 가볍지 않은 느낌을 주고, 단단해 보이는 무게감도 좋습니다. 주로 타이틀이나 길지 않은 문장에 활용하는데, 단어 하나하나 또박또박 전달하고자 하는 인상을 받아요. 신뢰가 가는 명확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느낌이랄까요. 또 고전적이지만 특별히 시대가 지난(유행이 지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Q. SM폰트를 사용해 만든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작업은?
앞에서 언급한 ‘견출고딕’을 사용한 작업인 『바다사막: 멸치』를 소개할게요. 서울 ‘중부시장’의 멸치 상가 상인분들과 함께 멸치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여 책과 영상을 제작했던 프로젝트였어요. ‘중부시장’은 건어물 도매시장인데요. 저희 사무실이 을지로에 있는데 종종 가는 식당이 그곳에 있어서 자주 지나던 곳이었거든요. 바다에 있는 것을 모조리 말려버린 느낌을 받아서, ‘바다사막’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어요.
‘중부시장’의 많은 건어물 중에서도 우선 ‘멸치’를 소개했는데요. 멸치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어떻게 중부시장까지 오게 되는지 등 객관적인 내용을 담백하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본문에 수록되는 문장도 짧은 편이라, 본문에도 모두 ‘견출고딕’을 사용했고요.Q. SM폰트끼리의 페어링 중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저는 자간이 넓은 것보다는 좁은 것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SM견출고딕’을 타이틀로 사용했을 때, 본문에는 ‘SM3태고딕’을 활용하곤 해요. SM 명조 계열은 올드 스타일의 서체와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용했던 예로는 ‘SM3신명조’를 영문 서체 ‘Caslon’과 섞어 쓰기도 했습니다.
Q. 내가 영감을 얻고자 할 때 하는 행동은?
특별히 영감을 받기 위한 루틴이 있다기보다는, 대부분은 내 주변의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편인 것 같아요. 프래그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대부분 우리 주변에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시작한 것이 많았고요.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는 주로 서점에 가는 편이에요. 서적을 통해 프로젝트에 협업하고 싶은 작가님들을 알기도 하고요. 시간이 여유치 않을 때는 사놓고 펼쳐보지 않았던 책을 들여다본다든지 하는 것 같아요. 사놓기만 하고 펼쳐보지 않은 책들이 꽤 많아서요.
Q. 근래 어떤 것에서 어떻게 영감을 받고 있습니까?
아트북을 수집하고 있는데요. 어떤 재료와 가공으로 그 책이 제작되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어요. 동료 모두가 흥미 있어 하는 분야다 보니까 같이 보면서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요. 지인들이 저희 사무실에 놀러 왔을 때 마침 새로운 아트북을 샀다, 이러면 같이 보기도 하고..
그런 책을 좋아해서인지 비전도성 매체인 종이에 전도성 잉크를 활용해서 빛이 나오는 아트북인 『Working Paper-Light』와 서울의 랜드마크 7곳을 팝업북으로 구현한 『Working Paper-Seoul』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시리즈의 아트북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만들어보려고요.
프래그와 함께한 SM클래식
[SM견출고딕]
[SM순명조]
<KEB하나은행 클래식연대기> 전시용 설치 ∙ 2019
[SM견출명조]
<금난새의 오페라이야기 '라 트라비아타'> 포스터, 현수막, 프로그램북 ∙ 2019
프래그는 이건희, 조민정, 최현택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프래그는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접근방식을 통한 디자인을 추구하며, 사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와 같은 가치의 구현을 위해 산업화된 생산 방식, 전통적 공예 기법, 피지컬 컴퓨팅 등 다양한 제조-물리적 기술을 활용하여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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